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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호]20대, 밥버거로 끼니 때우고...여가 생활에 큰 씀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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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호]20대, 밥버거로 끼니 때우고...여가 생활에 큰 씀씀이
  • 한기홍 기자
  • 승인 2017.07.0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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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게임처럼 즐기며 만족...아낄때 아끼고 원하는 곳에 투자해

[소비라이프 / 한기홍 기자]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취직이 늦어져 지갑 사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좋아하던 커피를 끊고 밥은 편의점 도시락과 밥버거로 해결할지라도 보고 싶은 영화나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편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지난해 6~8월 총 36명의 20대와 1:1 라이브톡 조사를 통해 한 달간의 소비에 대한 정량·정성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3,000여 건의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대의 지출 패턴을 분석한 <20대 소비자 지출 패턴 집중 분석 조사> 리포트를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대는 불황 속에서도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아이템에는 아낌없이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9.8회, ‘홧김 소비’해
 
20대는 자신의 기분 전환을 위해 소비를 이용하고 있었다. 취업, 아르바이트, 과제, 회사 등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소비를 통해 즉각적으로 해소하는 ‘홧김 소비’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소비 데이터 분석 결과 1인 평균 3~4일에 한 번 꼴(월평균 9.8회)로 홧김 소비를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들이 주로 소비하는 품목은 달거나 매운 ‘자극적인 음식’(41.6%)이었다. 반면 홧김 소비에 들인 돈은 1회에 약 8,000원 정도로 높은 편은 아니었다. 조사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우울할 때 2,000원짜리 마스킹 테이프만 구매해도 기분이 나아진다”며 “소비는 가성비가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를 게임처럼 즐기며 만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대의 하루 평균 SNS 이용 시간은 80.7분으로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길다. 이렇게 일과처럼 20대의 삶에 깊이 스며든 SNS는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SNS에서 이슈가 된 ‘핫아이템’을 일주일에 한 번 꼴(월평균 5.8회)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로 편의점 신상 과자, 캐릭터 콜라보 아이템 등 값비싼 아이템은 아니지만 ‘희소성’이 있는 제품이 20대를 사로잡았다. SNS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아이템을 어렵게 구해 소비하고 이를 다시 SNS에 인증하는 것을 놀이처럼 즐겼고, 여기서 소소한 만족감을 얻고 있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5월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20대의 46.3%가 ‘소비 인증 행위가 소비 만족감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낄 때 아끼고 원하는 곳에 투자
 
 
하지만 일상적인 아이템을 소비할 때 20대는 여전히 ‘가성비’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하는 제품의 선택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바로 ‘가성비가 좋아서’ 또는 ‘싸서(37.4%)’였다. 주로 가성비를 따지는 제품은 편의점 도시락처럼 간단히 챙겨 먹는 끼니(37.1%)와 습관적으로 마시는 음료, 커피(25.6%) 등 일상적이고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품목이었다. 
 
그러나 20대는 마냥 아끼기만 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진 않았다. 이렇게 일상에서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며 절약한 돈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자신과 맞는 취향에 투자했다. 
 
평소 3,000원 미만의 음료를 마시는 한 직장인은 록 페스티벌 티켓을 과감히 지르기도 했으며 편의점 도시락과 밥버거로 끼니를 때우던 대학생은 스쿼시, 수영과 같은 운동을 배우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의 취미 생활을 즐겼다.
 
이러한 20대의 소비패턴은 한정된 생활비 안에서 최대의 만족을 추구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학업, 취업 준비, 자기계발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20대에게 ‘시간’은 돈처럼 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음식을 배달할 때는 메뉴와 리뷰 등 각종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출근길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커피를 받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사이렌 오더’로 주문 후 매장에 도착해 가져간다.
 
또 원하는 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하는 사이트에 이용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없다면, 좀 더 비싼 값으로 판매되고 있더라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비를 ‘신념’ 표현의 수단으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소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조사결과 20대는 주로 특정 단체에 기부가 되는 제품을 구매하는 유형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 브랜드의 제품을 불매하는 등의 소비 유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한 20대는 “내가 소비하는 제품이 나를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며 “갑질, 여혐(여자 혐오) 등 논란이 있는 브랜드는 꺼리는 편”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조사를 주도한 이재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연구원은 “20대는 ‘소비’를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기분전환 수단과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소신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긴다”며 “20대는 불황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와 만족을 위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이러한 20대의 소비 특성을 고려한다면 불황에도 팔리는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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