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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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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어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7.06.22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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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최근에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아내와 딸이 평소와는 달리 여행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았다. 그 녀들은 어디를 다녀오면 그 음식점에 다시는 가지 않겠다며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많았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그런 그녀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바로 ‘컨셉’이였다. 딸과 아내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자잘 자잘 깨알 같은 계획을 세워 놓고 흥분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여행계획표를 보란 듯이 나에게 내밀었다. 훑어보았더니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나무로 치면 줄기는 없고 잔가지와 나뭇잎만 잔뜩 그려놓은 형상이었다. 나는 일갈을 했다. “컨셉이 없어 컨셉이, 이번 여행의 컨셉이 뭐야?”   

컨셉(Concept)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어떤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따위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이다.’ 예를 들면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음식이다’ 하는 식이다. 첨언을 하면 유형, 무형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중심 개념’이다.   

컨셉은 자본주의 꽃이라는 광고에서 널리 사용되다가 점차 다른 업종에서도 논의의 핵심이자 필수가 되고 있다. 요즈음에는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컨셉의 중요성은 하늘만큼 높다.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마케팅은 곧 브랜드 컨셉의 관리다.”라고.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컨셉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다. 브랜드와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컨셉이 명확하면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명확한 소통으로 이어진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물론 불통이다.

여행이야기를 꺼냈으니 여행 속의 컨셉을 알아보자. 생활 속에서 기능하는 컨셉의 구체적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물론 유쾌한 소통이다. 오늘날 우리는 컨셉에 유혹 당하고 있고 매번 컨셉의 꾐에 넘어 가고 있다.

여행지는 일종의 컨셉 경연장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과감한 여행 룩은 더욱 멋지게 빛난다. 여름여행 룩은 달리 말하면 브랜드의 여름 컨셉이다. 수영복에서부터 모자, 운동화, 시계, 가방, 선글라스 등 패션 소품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가장 사랑 받는 컨셉은 편안하고 실용적이고 스타일까지 돋보이는 아이템일 것이다. 즉 ‘Look & Feel’의 소통이다.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먹는 것이다. 수 많은 라면 중에서도 어느 특정 라면만을 고집했다. 그 라면이 전하고 있는 맛있는 컨셉 때문이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맥주의 경우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딸과 아내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은 삼인 삼색으로 서로가 좋아하는 맥주가 달랐다. 강력한 컨셉을 확인할 수 없었다. 과거에는 물 좋은 맥주, 살아있는 맥주 등 시원한 맥주 컨셉이 한 시대를 풍미했었다.

제주도의 곳곳은 찾을 때마다 새롭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궁금했다. 컨셉이 크게 작용했다. 독특하면 독특할수록 사람들이 많았다. 그 컨셉의 향기에 끌렸기 때문이다.

산굼부리. 드넓은 들판 한 군데가 푹 꺼져 들어간 커다란 구렁. 이 희한하게 생긴 기생화산은 의외성의 컨셉을 가지고 있다. 비자림. 비자나무 2,800 여 그루가 밀집해서 자생하고 있는 숲이다. 따가운 햇볕이 무서웠는데 거대한 숲이 하늘을 가려줘서 더욱더 고마웠다. 천 년의 세월이 빚어낸 자연의 선물이라는 컨셉이 오묘하다.

마지막 날 방문한 ‘생각하는 정원’도 예외일 수 없다. 돌멩이 하나하나를 직접 나르고 쌓아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냈다. 고사에서만 들었던 ‘우공이산(愚公移山)’이 직접 눈앞에 펼쳐졌다. ‘우공이산’은 그 정원의 컨셉이다.

컨셉은 명품이나 명소 등 넓은 의미의 브랜드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명인, 성공한 사람, 위인, 롤 모델 등 주위에 소통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역시 특유의 향기를 담은 컨셉이다.

당신이 지금 외롭다면 당신이 컨셉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컨셉이 없으면 향기를 피우지 못하기에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는다. 외톨이가 된다. 나만의 좋은 컨셉이 있으면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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