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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호]꽃, 사과, 샐러드, 마음약방…신기한 이색 자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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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호]꽃, 사과, 샐러드, 마음약방…신기한 이색 자판기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05.12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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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자판기 절차 생략한 간편 구매 가능 인기몰이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최근 신기하고 새로운 자판기가 속속 나타나며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자판기는 판매되는 제품이 커피나 캔 음료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면, 새롭게 등장하는 자판기들은 꽃, 사과, 샐러드, 마음약방 자판기 등 기호품에 가까운 제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이색 자판기는 번거로운 절차 필요 없이 원하는 상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과 신선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언제든 원하는 꽃 살 수 있어
 
지난해 11월, 서울 홍대에 색색의 꽃다발이 전시된 꽃 자판기가 등장했다. 이 꽃 자판기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20여 개의 드라이 플라워 꽃다발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드라이 플라워는 생화를 급속 건조 처리한 것으로 생화에 비해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꽃이다. 
 
꽃 자판기의 사용방법은 기존 자판기와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르다. 투입구에 돈을 넣고 원하는 상품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꽃이 담겨 있는 칸의 문이 열려 꽃을 가져갈 수 있다. 기존 자판기들이 하단으로 제품을 떨어뜨리는 낙하방법을 사용했다면, 꽃 자판기는 꽃의 원형 보존을 위해 직접 문이 열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꽃다발의 가격은 12,000원에서 18,000원 사이로, 일반 꽃가게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현재 꽃 자판기는 홍대를 첫 시작으로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한 달 만에 30호점으로 확산하는 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30% 이상 소비가 감소되는 등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화훼업계가 꽃 자판기를 통해 소비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꽃다발 자판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평소에 기분전환으로 꽃을 사고 싶어도 꽃집에 가는 것이 생각보다 쑥스럽고 번거로워 구매하지 않았다”며 “꽃 자판기는 언제 어느 때나 편리하게 내가 원하는 취향의 꽃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허기진 배 채우는 사과·샐러드 자판기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의 배를 간편하게 채워줄 수 있는 자판기도 등장했다. 사과, 샐러드 자판기가 바로 그것이다.
 
청송사과유통공사는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청송 사과 자판기’를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설치했다. 사과 자판기는 껍질째 먹도록 세척된 사과가 한 알씩 개별포장돼 있으며 사과즙도 한 팩씩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천원 남짓한 저렴한 가격에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
 
청송의 대표 특산물인 ‘청송사과’의 홍보를 위해 설치한 이 자판기는 전국 각지에서 자판기 설치 문의가 빗발치면서 현재 서울 서초구청과 동대구역 복합 환승센터, 용산 전쟁기념관, 경북도청 등 전국에 30대가 넘게 설치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주왕산과 경북도청에 설치된 사과 자판기는 하루 매출이 약 30만 원에 가까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서울시 관악구와 여의도, 성남시 분당구에는 샐러드 자판기가 있다.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두 명의 청년 사업가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샐러드 자판기는, 매일 아침 채소와 과일이 담긴 샐러드를 보관 용기에 담아 자판기로 배달해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닭가슴살 샐러드와 단호박 샐러드 등 종류도 다양하며 드레싱도 나눠져 있어 취향에 맞게 구매할 수 있다. 
 
지친 마음 치료하는 약방 자판기
 
제품 외에도 마음을 치료해주는 이색 자판기 ‘마음약방’도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015년부터 ‘마음약방 자판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500원으로 이용 가능한 마음약방 자판기는 동전을 투입한 후 ‘미래막막증’, ‘꿈 소멸증’, ‘노화 자각증상’, ‘습관성 만성피로’ 등 현대인의 20가지 우울 증상 중에 자신에게 맞는 증상을 선택하면 그림, 영화, 시 등 예술작품 추천과 테마 지도, 비타민제 등 소소한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물품을 처방한다. 
 
예를 들어 ‘습관성 만성피로’ 증상에는 이철수 화백의 그림 <윤왕좌>와 동아제약이 후원한 피로회복제, 서울의 힐링명소를 안내한 그림지도 등이 처방되며 ‘노화자각증’에는 추천 영화를 비롯한 활력 넘치는 서울 시내 시장을 소개하는 그림지도, 젊음을 되돌려주는 음식 소개 처방이 내려진다. 이외에도 ‘종근당’, ‘올댓스토리’, ‘아름다운커피’가 후원한 물품 처방과 댄스 처방, 자가진단 처방 카드 등이 있다. 
 
서울시청 시민청에 처음 설치됐던 마음약방 자판기는 이어 서울연극센터(종로구 대명길)에 2호점을 설치했다. 마음약방 2호점은 ‘용기부전’, ‘스펙티쉬 강박증’?등 마음 증상을?21가지로 분류하고?99종의 처방전을 제공한다. 
 
이러한 이색 자판기들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소개한 자판기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라면이 끊여져서 제공되는 라면 자판기, 즉석에 피자를 구워주는 피자 자판기, 모자를 판매하는 모자 자판기 등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자판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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