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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에 부는 ‘같은 제목, 다른 재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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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에 부는 ‘같은 제목, 다른 재미’ 바람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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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란 말이 있다. 하나의 소스를 갖고 다양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이런 바람은 문화 전반에 걸쳐 불고 있다.

책이 유명해지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고, 드라마가 유명해지면 책으로 출판되는 형태다. 어느 한쪽이 유명하므로 다른 한쪽도 금방 유명세를 타게 된다. 윈윈(win-win)전략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독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똑같은 것을 두 번 보는 게 아니라 차이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에 있다.

2006년 명품드라마라 불리며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드라마가 있다. 바로 ‘연애시대’다. 일본소설이 원작이다. 드라마 연애시대의 인기에 힘입어 소설 ‘연애시대’(노자와 히사시/소담출판사)도 큰 인기를 얻었다.

1998년 나왔지만 드라마는 2006년에 만들어졌다. 헤어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지금에야 가능한 얘기다. 이혼이 급증하는 이 시대에 돌아온 싱글들 생활을 현실적이지만 아름답게 보여줘 큰 인기를 끌었다.

아이의 유산으로 결국 이혼하게 된 부부가 갈라선 뒤에도 티격태격하며 서로의 사생활까지 참견한다. 심지어 서로의 연애상대까지 소개시켜주며 연애상담도 한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손가락질 당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소설 안에서 녹아들면서 감동을 끌어낸다. 등장인물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개개인의 마음이 느껴지고 공감을 얻어 함께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 결국엔 두 주인공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다른 등장인물의 사랑의 실패가 조금은 안타깝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같은 해 방영된 ‘소울메이트’는 드라마 방영 뒤 책으로 나왔다. 작가가 드라마에서 다하지 못한 얘기들을 ‘고마워요, 소울메이트’(조진국/해냄)란 에세이로 담아냈다.

한 여자가 오래 사랑했던 연인의 배신으로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 새 사람을 만나길 망설이는 마음, 소울메이트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가 작가 특유의 감성적 문장과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드라마방영 때 빼어난 선곡으로 주제곡까지 화제에 올라 같은 이름의 앨범도 동시발매 됐다.

비슷한 흐름으로 이름만으로도 웬만한 시청률은 보장하는 노희경 작가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노희경/헤르메스미디어)가 있다.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등 따뜻한 감성, 예민한 관찰, 섬세한 표현으로 작품마다 화제가 됐던 노희경. 그녀가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맞장구를 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분명 공감하지만 그처럼 말할 수 있는 능력은 그녀만 갖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최근 개봉영화 '천사와 악마' 역시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읽지 않았다면 원작과 영화를 보면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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