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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호]전 세계 사로잡은 ‘포켓몬고’우리나라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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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호]전 세계 사로잡은 ‘포켓몬고’우리나라는 언제쯤?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03.09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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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게임 기술에 빠르게 대응해야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길을 걷다 보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무언가에 홀린 듯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지난 1월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이후 출시 3일 만에 하루 사용자가 400만 명을 넘어서고 일주일 만에 700만 명을 넘어선 화제의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 때문이다.

‘포켓몬고’는 스마트폰을 들고 멍하니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일컫는 ‘포켓몬 좀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사회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비록 현재는 게임 출시 직후에 비해 이용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하지만, 경제의 흐름까지 바꾸며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와 화제를 모은 것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본의 주식회사 ‘포켓몬’과 ‘닌텐도’, 그리고 구글 산하 게임 스튜디오인 ‘나이언틱랩스(Niantic Labs)’의 공동 프로젝트로 출시된 ‘포켓몬고’는 구글 지도의 위치 확인 시스템(LBS)을 기반으로 플레이어(Player)가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는 증강현실 게임이다. 세계 최고의 게임 강국이라고 알려진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런 혁신적인 게임 출시가 어려운 걸까?
 
 
경제 효과까지 낳는 ‘포켓몬고’
 
‘포켓몬고’는 증강현실(AR; Augmen ted Reality)을 기반으로 한다. 흔히 증강현실은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비교되는데 가상현실은 현실과 비슷하지만 현실은 아닌, 말 그대로 만들어진 ‘가상’의 현실을 말한다.
 
사용자는 가상의 현실과 상호작용을 하며 실제 상황처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VR 기기 등을 쓰고 봅슬레이나 스키점프, 자동차 경주 등을 마치 실제로 하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실제 현실의 모습을 바탕으로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포켓몬고는 실제 사용자가 위치한 거리의 모습을 카메라를 통해 비춰보면 가상의 이미지인 ‘포켓몬’이 등장하고 ‘몬스터 볼’을 통해 잡을 수 있다.
 
또한 각 동네의 명소와 같이 상징적인 곳이나 공원, 조각상 등 유명한 구역들로 지정된 ‘포켓스탑’에서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홍대와 강남 등 ‘포켓스탑’이 많이 몰려있는 구역은 게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포켓몬고 성지’ 또는 ‘포세권(포켓몬고와 역세권을 합친 신조어)’ 불리기도 한다. 
 
‘포켓몬고’는 게임 특성상 거리를 실제로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아야 하므로 이와 관련된 상품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켜놓은 상태로 돌아다니며 충전할 수 있는 ‘외장배터리’와 추운 겨울에도 스마트폰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터치 장갑’ 등이 대표적인 특수 상품이다.
 
이 밖에도 희귀한 포켓몬이 등장하는 구역이나 포켓스탑이 몰려있는 지역의 경우 음식점, 카페 등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효과를 낳아 포켓몬고와 경제를 합친 ‘포케코노미(Pok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이에 포켓몬고와 관광지를 접목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도 등장하고 있다.
 
차세대 게임 기술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1월 9일 발간한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0조 7,223억 원으로, 2014년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게임 시장은 2015년보다 5.6% 상승해 11조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에 멈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비하면 게임 산업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산업이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의 차세대 게임 기술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VR용 게임 시장은 아직 크게 대중화되진 못했으나, 4G(LTE)의 다음 통신 기술인 5G가 도입된다면 시장의 분위기는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차세대 게임 시장이 점차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의 게임 업체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기반으로 한 게임 콘텐츠를 시장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개발하고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게임업계 또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3대 게임업체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는 구체적인 개발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현재 중소·중견 게임사를 중심으로만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 부족해
 
사실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관련 게임들은 지난 몇 년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들이 ‘포켓몬고’와 달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슈퍼맨, 배트맨 등 전 세대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강력한 힘을 가진 콘텐츠가 존재한다. 일본 또한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튼튼한 지지층을 보유한 콘텐츠의 경우 낯설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되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 지지층의 부족은 곧 낮은 성공률을 의미하고 이러한 위험요소가 게임 업체들이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도전하는 것을 주춤거리게 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도 게임 시장의 발전을 막는 요인이다. 정부는 게임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식의 입장으로 셧다운제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실시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을 수 있는 정책들을 시행해왔고 이는 곧 게임 산업 성장의 둔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소통과 공감의 게임문화 진흥계획(2016~2020년)’을 발표하고 산업과 문화의 선순환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켓몬고’와 같이 전 세계를 뒤흔들만한 혁신적인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출시되기 위해선 ‘급한 불’ 끄기와 같은 정책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 콘텐츠 개발과 투자, 그리고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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