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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호]발행 주체 없는 화폐...‘비트코인’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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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호]발행 주체 없는 화폐...‘비트코인’은 무엇?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01.09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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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용자 스스로 발행하고 사용해...해외 송금 수수료 없고 안전하고 신속해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번쯤 ‘싸이월드’를 이용하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국민 SNS였던 싸이월드는 홈페이지 스킨이나 배경음악,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싸이월드 내의 자체 가상화폐인 ‘도토리’로 환전해 결제해야 했다. 이렇듯 이미 예전부터 인터넷에는 ‘가상화폐’가 존재했다. 과거에 조개껍데기나 쌀을 화폐 단위로 사용했던 시절을 지나 현재 지폐를 화폐 단위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다가올 가까운 미래에서는 이런 ‘물리적’ 화폐가 없어질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의 예측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비트코인(Bitcoin)’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디지털 가상화폐로서, 싸이월드의 ‘도토리’, 카카오의 ‘초코’와는 달리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발행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장점이자 특이점으로 삼는다.

 

이용자 스스로 발행하고 사용해

기존 그리고 현재의 화폐는 모두 ‘발행주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각국의 화폐의 경우 각 나라 중앙은행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상품권이나 인터넷상의 가상 화폐 또한 모두 발행 주체인 기업에 의해 발행되고 그들의 서비스 관리 범위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분산 네트워크형 가상화폐로, 이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돼 이용자끼리 직접 P2P(Peer to Peer) 형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특이하고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전체 통화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각 나라의 화폐의 경우 경제 상황에 따라 새로 찍는 화폐의 양을 조절하지만, 비트코인은 전체 시장에 총 2,100만 비트코인만 나올 수 있도록 설정돼있다.

그렇다면 화폐를 찍는 중앙기구가 없는 비트코인은 어떻게 돈을 발행할까? 바로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다.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을 광산업에 빗대 ‘캔다’, ‘채굴한다’의 ‘Mining’이라고 불린다. 이런 비트코인의 만드는 이를 ‘마이너(Miner)’ 즉 ‘광부’라고 부른다. 마이너들은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제시하는 암호 풀기와 같은 아주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고, 문제를 풀면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지급받는다. 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선 일반 PC 1대로는 약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전문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다. 더 많은 광부가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할수록 더더욱 채굴하기가 어려워진다. 광부들이 푸는 이런 수학 문제로 비트코인의 소프트웨어는 더욱 암호화되고 견고화된다.

광부가 아닌 사람은 환전하듯 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변동된다.

공개키와 개인키를 한 쌍으로 부여받아

비트코인을 이용하기 위해선 ‘지갑’이라고 불리는 계좌를 생성해야 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해 지갑을 만들 수 있고 이때 숫자,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로 이뤄진 30자의 고유한 번호를 부여받는다. 암호키는 한 쌍으로 부여되는데 하나는 사용자 본인만 확인할 수 있는 키(Private Key)이며 하나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된 키(Public Key)이다. P2P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비트코인은 사용자가 상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용하려고 할 때 사용자는 개인만의 암호키로 서명하고 제공자는 공개된 암호키를 통해 비트코인 지갑의 주인이 맞는지 검증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거래 방식은 이메일과 비슷하다. 비트코인 지갑에서 받는 이의 지갑 주소와 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또한 송금할 때 자동으로 보내는 이의 주소 또한 함께 보내지기 때문에 큰 금액을 송금했을 경우 거스름돈을 되돌려받을 수도 있다.

비트코인의 공개키는 누구나 알 수 있고 알려줘도 괜찮지만, 부여받은 개인키는 절대로 타인에게 노출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개인키가 노출돼 타인이 비트코인 지갑을 훔쳐가는 경우 이를 되찾을 방법은 없다.

해외 송금 수수료 없고 안전하고 신속해

바로 이렇게 사용자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비트코인은 중앙에서 관리하는 주체가 없으므로 빠르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에게 은행을 통해 돈을 입금하려고 하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비트코인을 통해서라면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과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송금 수수료가 거의 없거나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트코인의 지갑은 다른 은행이나 페이팔(Paypal)처럼 발행 주체가 계좌를 마음대로 동결시키거나 독점적인 권한을 누릴 수 없으며, 은행이 망해 저금한 돈을 잃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장점은 더는 다른 누군가에게 내 개인정보를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거나 결제 대행업체를 통해 결제하기 위해선 ‘너무 많은’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만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온전히 30자리로 구성된 지갑 번호로만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더 이상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

불법거래에 이용될 위험성도 있어

하지만 비트코인은 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지갑의 수가 제한이 없고,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으며 누구나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불법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또한 기술적 실패, 정치적 요인 등의 이유로 비트코인이 하루아침에 쓸모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이러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로 불리지만 신분이 드러나지 않은 프로그래머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중앙은행이 화폐 관리를 독점하고 있는 것에 반발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현재 전 세계 가상화폐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1,3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미 서양권에서는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비트코인으로 가게에서 실제로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비트코인을 실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비트코인 ATM이 설치돼 있으며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은 비트코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올해부터 비트코인으로 공공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등 현금과 동일한 수단으로 공식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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