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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호]시조시인 한춘섭 회고록, '꽃은 첫새벽에 피어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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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호]시조시인 한춘섭 회고록, '꽃은 첫새벽에 피어나더라'
  • 왕성상 대기자
  • 승인 2016.11.08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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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왕성상 대기자] 서울 시내 5개 대학 국문학과 전공 대학생 시조문학동인단체 ‘울림회’의 국내

 
최초 발족 및 초대회장, 대학원 졸업식장에서의 결혼식 제1호 주인공, 성남지역 ‘성남학’ 첫 창시자, 한·중 시조시 문단교류 개척자….

시조시인이자 향토사가(鄕土史家), 문화인, 교육자, 문화사업가로 유명한 한춘섭(韓春燮·75·아호 岩泉) 한국문화원연합회 부설 향토문화연구소장(《우리문화》 편집주간 겸임)의 얘기다. 화제인물인 한 소장이 최근 자신의 문단 반세기 삶의 발자취를 담은 회고록 《꽃은 첫새벽에 피어나더라》(신국판, 328p, 컬쳐플러스 간)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개척한 인생이야기

1941년 10월 양평군 단월면 보룡 1리에서 태어나 양평농고, 국제대(현 서경대) 국문학과, 단국대 대학원(문학 석사)을 졸업한 저자는 1966년 문단에 입문하고 지금까지 써온 시조시와 논문, 평론, 향토기록 등과 성남문화원장, 교사 및 외래교수로서의 활동얘기를 스토리텔링 형식을 접목해 담아냈다.

회고록엔 아무도 가지 않은 길과 삶을 개척한 저자의 진솔한 인생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1985년 3월 국내 처음 2,000쪽이 넘는 ‘한국시조 큰 사전’을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 출판비용을 대면서 8년 만에 펴낸 대목에선 문학에 대한 집념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외교관계를 맺기 전 중공시절부터 문학교류에 앞장서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감시를 받았던 에피소드 등 문화 활동의 뒷얘기도 흥미롭다.

게다가 시조작가 이태극 박사, 국문학자이자 작가인 일석 이희승, 시조작가 겸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소설가 김동리 교수 등 유명문학인들의 교유관계가 관련사진과 함께 실려 시조문학사의 한 편을 보는 듯하다.

“끔찍한 6·25전쟁을 겪은 세대로 전쟁 없는 세상을 사는 게 지론이자 소망”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애국’을 주제로 한 수많은 작품들을 시조, 시집, 음악다큐, 언론, 책, 행사, 사업 등의 창구로 선보여 공감과 찬사·격려를 받았다. 
 
우리나라 시조문학 위상 높이려 애써

 

힘든 현실의 벽을 뚫고 악조건의 시대적 운명을 뛰어넘으며 삶을 개척한 내용들도 이채롭다.

일제강점기 때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서울에 입성, 고학으로 주경야독하며 대학원까지 졸업한 그는 주한미국대사관 근무와 월남전 참전, 중등학교 교사 및 대학 외래교수 등 ‘성공 길’을 열어왔다. 그런 그의 슬픔, 기쁨, 사랑, 만남, 이별, 눈물, 웃음의 인생발자취와 추억들이 회고록 8개 문턱과 부록(한춘섭 작품 20선 등) 속에 오롯이 스며있다.

회고록이 나온 뒤 자신 살고 있는 분당 정자동에서 기자와 만난 저자는 “집필 땐 번지점프를 하는 느낌의 두려움에서 시작됐으나 지금은 바윗돌에 비문을 하나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은 취향이 같은 사람들끼리의 끝없는 여행과 같다”며 “우리나라 시조문학 계승·발전을 위해 떳떳한 시대정신으로 정통성과 민족정신이 담긴 문학 장르의 위상을 높이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춘섭 회고록 《꽃은 첫새벽에 피어나더라》는 교보문고 등 전국 주요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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