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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호]TV홈쇼핑이 건전한 보험판매 채널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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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호]TV홈쇼핑이 건전한 보험판매 채널이 되려면
  • 이의선 숙명여대 교수/경제학 박사
  • 승인 2016.10.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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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의 관계 구축을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 우선시 돼야
[소비라이프 / 이의선 숙명여대 교수, 경제학 박사]보험상품에서의 소비자 문제는 크게 보험상품이 내포하고
▲ 이의선 숙명여대 교수 / 경제학 박사
있는 상품 자체의 위험과 판매채널에 대한 위험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보험상품의 본질적 문제로서, 보험사와 소비자간 정보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보완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후자는 소비자가 보험 계약 시점에 보험상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로서, 소비자는 상품의 본질과는 관련 없는 판매채널의 속성이나 보험회사의 명성 등에 의존한 선택을 하게 된다. 즉 소비자는 보험사가 양질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전속판매조직을 탄탄하게 갖추지 못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면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TV홈쇼핑 보험은 설계사 채널 일변도의 보험판매채널을 다변화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보험 판매채널의 다변화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고하고, 중소보험사의 육성을 통한 경쟁적 시장구조 확립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홈쇼핑채널의 고질적 문제인 과장광고와 다른 채널에 비해 유난히 높은 불완전판매율은 그 발전 가능성보다는 폐해에 소비자와 금융당국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홈쇼핑채널의 불완전판매율은 전체 보험사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매우 높아, 금융감독원에서는 홈쇼핑 보험의 불완전판매 근절방안을 정책방안으로 내놓았고, 일각에서는 홈쇼핑 보험판매를 전면금지하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다.
 
2015년 (사)금융소비자연맹이 957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소비자인식조사 결과는 현재 홈쇼핑보험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들의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먼저 홈쇼핑 보험산업에 대한 인식을 5점 척도(1=매우부정, 3=중립, 5=매우긍정)로 조사한 결과는 평균 2.68점으로, 홈쇼핑(3.04) 및 보험(3.39)에 비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소비자들은 홈쇼핑 보험방송의 ‘정보’ 및 ‘판매방법’에 대해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부여했는데, 경품혜택(3.05)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설명 신뢰성(2.63)’, ‘정보제공 충분성(2.55)’, ‘설명 이해도(2.86)’, ‘과장광고(2.31)’’, ‘자극적 설명(2.37)’ 등으로, 소비자들은 정보의 양과 질에도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었으나, 판매방법, 즉 상품을 설명하는 행태에 대해 매우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015년 8월 한 달간 방송된 홈쇼핑 보험방송을 전수 조사한 결과는, 소비자들이 홈쇼핑 보험방송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된 다양한 방송행태 사례를 지적했다. 먼저, 보험광고규정은 방송 시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정보를 자막으로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방송에서 역시 이러한 법규정은 준수하고 있었으나, 소비자가 정보를 읽기에는 최소 2배 이상의 시간을 더 확보해야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인식조사 결과 정보의 양과 질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가장 저해하는 홈쇼핑의 과장적이고 자극적인 판매방식 역시 확인되었는데, ‘역선택 조장’, ‘자극적인 표현 사용’, ‘보장내용 과장’, ‘사은품을 통한 구매유도’ 등 관련 심의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TV홈쇼핑이 전속채널 일변도의 보험 판매채널 다각화를 견인하는 건전한 판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신뢰도 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홈쇼핑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해온 지난 13년간 꾸준히 지적되어 온 불완전 판매와 부적절한 판매행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홈쇼핑 보험 산업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소비자와의 관계구축을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이다. 또한 규제 당국은 홈쇼핑 채널의 특성을 고려한 법제 현실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소비자의 선택권 확보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건전한 판매채널로서 TV홈쇼핑보험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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