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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Boring)' 국내 맥주, 과점적 안주에서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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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Boring)' 국내 맥주, 과점적 안주에서 벗어날까?
  • 이우혁 기자
  • 승인 2016.08.2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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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사, 과점적 시장구조에 안주해 연구개발 등한시...공정위, 오는 30일 제도개선 위한 공청회 개최

[소비라이프 / 이우혁 기자]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신랄하게 평가절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산 맥주회사들이 장기간 과점적 시장구조에 안주해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때 서울특파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 이코노미스트의 이코노대니얼 튜더는 그의 컬럼에서 한국 맥주는 지겹고 따분한 맥주(Boring beer)라며 북한 대동강 맥주 보다도 맛이 없다고 평가했다.   

▲ (사진: 최근 수입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벨기에 '시메이'맥주)

이러한 맥주산업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가 제도개선 방안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공정위는 오는 30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맥주산업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맥주산업이 장기간 과점적 시장구조가 고착되어 수입맥주에 대한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류 시장 1위는 맥주의 점유율은 49%로 시장 규모는 4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소주의  3조4,000억원, 점유율은 35%을 압도하는 규모이다.

그러나, 국내 맥주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면서 전세계에서 수입되는 맥주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입맥주는 87개국에서 총 400여개 품목가 수입되고 있으며 적극적인 판촉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수입 맥주는 2010년 2.8%에서 지난해 8.4%까지 5년간 3배 늘어났다. 

대량마트에는 전세계 다양한 맛의 수입맥주가 국내 맥주보다도 더 싸게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 맥주는 품질향상과 가격할인에 적극적이지 않고 있다.   

오비맥주, 하이트 진로, 클라우드 등의 국내 맥주사들의 과점적 구조가 수십년 고착화하면서 국내 맥주사들이 연구개발을 게을리했고 국내 소비자들이 수십 년째 지겹게 비슷한 맛만 마셔온 것이다.

소비자가 마음대로 원하는 맥주를 선택하기 어려운 유통 규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4년 4월 개정된 주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소규모 맥주 사업자도 자신의 음식점이 아닌 다른 음식점에 납품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외부 유통은 전국 1200여곳에 불과한 종합주류도매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소규모 맥주 사업자는 도매상과 거래를 트는 것이 어렵고 유통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소구모 맥주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와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턱없이 높은 세금으로 파생된 비싼 가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산 맥주는 출고가의 72%에 달하는 세금을 매기지만 수입 맥주는 수입신고가에 관세를 매긴 가격에 세금을 매긴다. 국세청은 고시를 통해 국산 맥주가 출고 가격 이하로 할인 판매되는 것을 막고 있다. 수입 맥주는 출고 가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출고가를 기준으로 하는 할인 판매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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