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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호]또 다른 한류 아이콘, ‘웹툰’의 무한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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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호]또 다른 한류 아이콘, ‘웹툰’의 무한발전
  • 기획취재팀
  • 승인 2016.08.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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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기획취재팀]웹툰이 한국의 멀티미디어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무섭게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웹툰(Webtoon)’은 웹사이트를 뜻하는 ‘Web’과 만화를 뜻하는 ‘Cartoon’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만화를 의미한다. 출판된 만화를 스캔해 인터넷에 업로드 한다는 뜻이 아닌 웹을 통해 만화를 ‘연재’하는 방식으로, 독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판만화와는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의 1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950억 원으로 조사됐으며, 웹툰이 창출하는 2차 시장과 부가가치 및 수출까지 고려한 총 시장 규모는 약 4,200억 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웹툰의 성장은 그에 그치지 않고 2018년에는 약 2배 이상인 8,800억 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포털 사이트의 등장으로 거대화

2000년대 초기까지만 해도 인터넷상에서 연재되는 만화들은 주로 개인 홈페이지에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만화로 연재하는 식이었다. 그러던 와중,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이 ‘만화 속 세상’이라는 첫 웹툰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네이버(Naver)’에서도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고 ‘네이트’, ‘파란’ 등 국내의 포털 사이트에서 잇따라 웹툰을 연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설했다.

웹툰 서비스가 시작되고 빠르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웹툰 서비스가 시작될 당시 집집마다 개인 PC와 인터넷망이 빠르게 보급되던 시기였고,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층이 형성될 수 있었다.

그 후 2009년에 들어서자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걸어 다니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열리자 웹툰 시장은 강력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해 웹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고 이에 사람들은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친구를 기다리는 짤막한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웹툰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웹툰 업계 1위인 네이버 웹툰의 경우, 하루 방문자 수는 약 6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약 12%에 달하는 수이다.

‘멈춘’ 만화 아닌 ‘동력’ 가진 웹툰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은 ‘웹’을 통해 구현되기 때문에 ‘멀티미디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기존 출판만화를 볼 때 만화 속의 효과음과 배경음을 자신의 상상력에 의탁해서 구현해야 했다면, 웹툰은 그것을 현실화할 힘을 가지고 있다. 웹툰을 볼 때 작가가 선택하거나 제작한 배경음(BGM)이 함께 흘러나오며 극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가 하면, 특정 장면이 나타날 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진동하기도 한다. 또한, 성우가 직접 더빙한 ‘더빙툰’, ‘보이스툰’ 등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멈춰진 만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처럼 만화가 실제로 움직이기도 한다. 이렇게 21세기 현대 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웹툰은 더 이상 ‘애들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웹툰은 평균적으로 주 1회 꾸준히 연재됨으로써 최신성을 지니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젊은 층의 트렌드와 인터넷 흐름을 반영해 독자에게 더 큰 호응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다양한 동력과 넓은 구독층의 확보로 웹툰은 ‘웹’에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웹’ 밖의 세상에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료 웹툰에서 이제는 유료 웹툰으로

웹툰 시장 초창기에는 무료로 만화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만화 시장을 ‘죽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자들이 더 이상 만화를 돈 내고 보는 콘텐츠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웹툰이 대중화 되고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독자들은 웹툰을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연재할 당시엔 무료로 제공되지만, 작품이 완결되면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네이버 ‘N스토어’에서 결제한 후 웹툰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되던 웹툰을 유료로 전환하는 것에 독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연재 기간 동안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진 작품을 유료로 결제하더라도 보고 싶어 하는 웹툰 마니아층이 두텁게 생겨났다. 이어 ‘탑툰’ 및 ‘레진 코믹스’는 좀 더 본격적인 유료 웹툰 플랫폼으로, 결제한 독자는 무료로 웹툰을 보는 독자보다 며칠 또는 몇 주 더 빨리 웹툰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드라마, 영화, 게임…웹툰을 기반으로

 
웹툰의 인기가 거세지면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 게임이 제작되는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4년 tvN을 통해 큰 열풍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미생’은 윤태호 작가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한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동 방송사에서 올해 초 방영한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순끼’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연재하고 있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치즈인더트랩’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케이블 드라마로 사상 최고가인 약 200만 달러(24억 원)에 중국에 수출한 것에 이어 한중 합작 영화로도 제작된다.

‘미생’과 ‘치즈인더트랩’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좋은 평가를 얻은 tvN은 두 작품에 이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를 지난 7월 11일 첫 방송 했다. ‘싸우자 귀신아’는 ‘임인스’ 작가가 2007년 네이버에서 연재한 웹툰 시장 초창기 시절의 작품으로 누적 조회 수 7억 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이다.

이 밖에도 ‘운빨 로맨스’, ‘동네변호사 조들호’, ‘송곳’, ‘냄새를 보는 소녀’, ‘밤을 걷는 선비’ 등 수많은 드라마가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자들’, ‘패션왕’, ‘더 파이브’,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웃사람’, ‘이끼’,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이 영화로 제작됐다. 또한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는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이정재 등 초호화 영화배우들이 캐스팅돼 내년 개봉을 앞둔 충무로 기대작이다.

게임시장의 웹툰 인기 또한 뜨겁다. 지난 7월 20일에는 NHN엔터테인먼트의 ‘2016 갓오브하이스쿨’이 정식 출시됐으며 ‘노블레스’, ‘덴마’ 등이 하반기 게임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웹툰은 만화이기 때문에 현실적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의 상상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참신한 스토리를 선보일 수 있으며, 독자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댓글이나 조회 수, 별점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작품의 인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투자자 및 제작자들은 인정받은 스토리와 꾸준한 연재로 형성된 인기 및 헌신적인 고정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웹툰을 원작으로 작품을 제작해 투자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또한, 웹툰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multi use)로 하나의 소재로 여러 장르로 뻗어 나갈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한다.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웹툰’

 

웹툰은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특색있는 ‘수출품’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의 온라인 만화 시장은 기존의 출판 만화를 e-book으로 출시하는 것에 그쳤다면 우리나라는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전국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고, 기존의 만화산업 규모를 압도하고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서비스 되는 웹툰은 크게 포털 사이트와 웹툰 전문 사이트로 나뉜다. 다음과 네이버 등과 같은 포털 사이트는 기존의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압도하고 있고, 이어 후발 주자로 등장한 웹툰 전문 서비스 업체인 ‘탑툰’, ‘레진 코믹스’, ‘코미코’ 등 또한 다양한 장르와 신선한 웹툰을 제공하고 신인 작가 발굴과 등용문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 서비스되는 웹툰 시장이 이른바 ‘레드오션’이 되어가면서 업계에선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아직은 시작 단계인 해외 웹툰 시장에 하루라도 빨리 진출하고 개척해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LINE)’을 통해 국내 웹툰 60여 편을 번역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장르소설, 출판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 ‘코미코’를 개발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미코는 지난 2013년 일본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누적 다운로드 수 1,300만을 기록했다.

일본은 아직 출판만화 시장이 압도적이라 웹툰 시장이 우리나라만큼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코미코는 일본 웹툰 시장의 1위로 성장했다. 일본 시장에 안정적인 성공을 시작으로 대만, 태국, 중국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코미코는 지난 6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바이두의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바이두 티에바’에서 웹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코미코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통해 전 세계에서 웹툰 신인 작가를 발굴 및 육성하고, 웹툰이 제작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내용이 번역돼 다른 나라에서도 웹툰을 제공받을 수 있다.

현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

웹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이다. 기존의 출판만화가 ‘가로형’이었다면 웹툰은 ‘세로형’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스크롤을 내리며 화면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스낵컬처(Snack culture)’를 선호하는 현대인에게 부합하는 문화이다. 또한 웹툰은 텍스트와 이미지가 함께 구성된 포맷이기 때문에 책과 같은 추상적인 매체보다는 내용 전달력이나 접근성이 높은 편이다.

이렇게 웹툰은 현재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어 가고 있으며 더불어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콘텐츠이자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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