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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호]맛 따라 멋 따라 소비하는 디저트 노마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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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호]맛 따라 멋 따라 소비하는 디저트 노마드족
  • 양수진 기자
  • 승인 2016.08.1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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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양수진 기자]예쁘고 맛있는 디저트에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12월, 농림축산식품부와 aT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최한 ‘2016 외식 소비 트렌드 전망’ 세미나에서는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맛’으로부터 발견해 맛을 찾아 유랑하는 미각 노마드(Gastro-nomad)족을 올해의 외식 트렌드로 꼽았다. 노마드(nomad)는 유목민이란 뜻으로, 모바일 세대가 열리면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맛집을 검색해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렇게 미각 노마트 족이 늘어나면서 ‘음식’ 즉 ‘식사’뿐만 아니라 ‘디저트’에 까지 그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디저트 노마드족은 예쁜 비주얼과 달콤한 맛을 즐기며, 이를 단순히 먹는 것에만 끝나지 않고 인스타그램 또는 페이스북 등 자신의 SNS에 디저트 사진을 올리고 사람들과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게 여긴다.


디저트가 이젠 백화점 매출담당

 

디저트 노마드족이 늘면서 시장 매출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4년 3000억 원 수준에서 2014년 8000억 원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는 1조 5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또한 백화점 업계에도 디저트 매출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모셔 디저트 노마드족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 4월, 마약빵으로 유명한 ‘삼송빵집’과 오사카 유명 슈크림 브랜드 ‘홉슈크림’, 이태원의 티라미수 맛집으로 유명한 ‘비스테까’ 등 유명 맛집을 대거 입점 시켰다. 이에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영등포점을 방문한 고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만명 가까이 늘어났으며 식품 매출은 2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세계 백화점 전체 식품 매출 신장이 6%에 그친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이다.

또한,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다른 부가적인 소비를 함으로써 매출의 분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의 식품관 매출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션’이 백화점의 주력 부분이었다면, 현재는 사실상 디저트가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또한 앞 다퉈 국내외 유명 디저트 매장을 식품관으로 유치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의 유명 빵집 ‘옵스’와 프랑스 고급 디저트 ‘위고에빅토르’ 등을 단독 입점 시켜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판교점을 오픈하면서 뉴욕 디저트 브랜드 ‘매그놀리아’ 및 ‘사라베스’, ‘이탈리’ 등 150개 브랜드를 모아 국내 최대 식품관을 선보였다.
 
디저트 시장 확대는 경제침체 덕분?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디저트 시장의 급성장을 ‘립스틱 효과’로 보고 있다. 립스틱 효과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에 만들어진 경제학 용어로, 불황기에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어 하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는 예쁜 디저트를 먹고, 즐기고, 자랑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자극적일 정도로 단 디저트를 먹음으로써 장기화되는 경제침체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 방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16》을 통해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단맛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단맛이야말로 ‘위로의 맛’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발전하는 디저트 시장

디저트 노마드족 덕분에 디저트 시장 또한 트렌디해지고 있다. 디저트의 데코레이션에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 신선한 재료를 통해 건강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하루한입’은 소비자가 원하는 재료를 마음대로 골라 만드는 DIY 샐러드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압구정에 위치한 ‘보뚜 아사이’는 슈퍼푸드 아사이베리를 갈아 그 위에 각종 계절과일과 치아시드, 그라놀라 등 몸에 좋은 건강한 토핑을 얹어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소복’은 우유와 쌀, 현미 등의 곡물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착색제, 점성제 등의 합성 첨가물 대신 단호박, 곶감, 해바라기씨, 조청 등의 천연재료를 사용하여 자연 그대로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소복’은 홍대에서 시작해 현재 수원, 부산,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에 9개의 체인을 가지고 있다.

한편, 가족·연연·친구와 함께 디저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2016 월드 디저트 페스티벌-스윗 오아시스’가 개최된다. 오는 6월 11일과 12일,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SWEET OASIS’라는 주제로 세계 곳곳의 다양한 디저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카페쑤니, 나뚜루, 미스터도넛, 태극당 등 유명한 디저트 업계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요리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이원일, 미카엘 셰프가 홍보대사로 위촉돼 디저트 쿠킹쇼와 디저트 데이트 등의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밖에도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존과, 대형 야외 스크린을 통한 영화상영 및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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