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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최저임금 '6470원', '기아임금'...최소한의 인간 삶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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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최저임금 '6470원', '기아임금'...최소한의 인간 삶 포기해야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6.07.1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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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주가 서울시내에서 방값내고 밥 해결하면 끝...미국 민주당, 시간당 7.25달라 '기아임금'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2016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대비 7.3%(440원) 오른 시급 6,47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135만 2,023원이다. 해외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고 노동자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사용자·공익위원들의 투표로만 결정된 것이어서 노동계와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3시부터 16일 오전 4시까지 이어진 협상 끝에 내년도 적용할 최저임금을 이같이 결정했다. 16일 새벽 표결에서는 전체 의원 27명 중 노동자위원 9명·사용자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16명이 참석해 14명이 찬성, 2명이 각각 반대와 기권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동 성명을 내고 “한밤중 쿠데타처럼 사용자측 요구안을 최저임금으로 결정한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두 자릿수 인상은 커녕 전년도 8.1%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인상률”이라고 비난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86.6%가 일하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2조5천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2020년 1만원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인상율에도 턱없이 모자란 인상율이어서 향후 노동계와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를 부담해야 하는 대다수 자영업자의 부담도 부담이지만 당장 비정규직 근로자의 생활도 문제이다.

근로자가 월 급여로 135만원으로 서울 시내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1인 가구 511만 시대에서 1인 가구주가 서울 시내 원룸에서 생활한다면 135만원으로는 임대료와 식대로 지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서울 시내 원룸 월 임대료를 60만원으로 잡고 매끼 6000원짜리 식사를 사먹는다고 가정하면 임대료와 식대 제하고 나면 달랑 21만원만이 수중에 남게 된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현재 미국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를 '기아임금'이라고 규정하고 15달러로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초생활물가가 우리보다 낮은 미국에서 조차 7.25달라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기아임금'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시간당 6,470원 역시 최소한의 인간 삶은 포기해야 하는  '기아임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야당도 반발하면서 제도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적어도 두 자릿수는 인상돼야 2020년에는 1만원 시대를 열 수 있는데 7.3%에 그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이 오로지 정부 입장만을 대변할 뿐 노동시장 내 저소득 노동자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회의가 매년 파행되고 있다”고 밝혔고 정의당 역시 “정부와 경영계 입김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며 최저임금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새누리당은 “우리 경제의 현 상황과 급격한 인상으로 발생될 여러 부작용을 생각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이다”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은 점차 높여야 하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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